전남 영광서 "가스 냄새 난다" 신고 120여 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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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에서 가스 냄새로 추정되는 악취 신고가 120여 건 접수됐다.

30일 영광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부터 오후까지 전남 영광군 영광읍 인근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가스 냄새를 견디다 못해 집 밖으로 나오는 주민들도 있었고, 구토·메스꺼움·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주민도 있었다.

신고가 잇따르면서 영광군과 영산강유역환경청 등이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이 일대 우수관로(빗물 배수관로)에서 황화수소 가스 농도가 최대 150ppm까지 검출됐다.

황화수소는 부식성이 강한 무색의 유독 가스로 정유공장, 하수처리장, 오염된 하천, 제강공장 등에서 발생하며, 대기오염·유해화학 물질로 분류된다.

소방 당국이 펌프차 6대로 물을 퍼내 이날 가스 농도를 낮췄지만 악취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한편,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 황화수소에 대해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주민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우수관로 내부의 황화수소 농도는 50~150ppm였지만 대기 중 측정 농도는 1ppm 미만으로 조사됐다.

환경청은 황화수소 인체 유해기준 농도인 10~15ppm을 넘지 않은데다 대기 중 지속 흡입 가능성이 적어 주민들의 건강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광읍 일대에는 황화수소를 취급하는 산업시설이나 공장이 없기 때문에 황화수소 가스는 누군가 우수관로에 폐수 등을 버리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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