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용구 30%가 외국제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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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6아시안게임에 사용될 각종 스포츠용구 및 용품은 총8백66개 품목으로 그 가격은 3O억원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서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SAGOC)에 따르면 이 가운데 절반인 15억원어치는 휘장사용 댓가 및 기증의 형식으로 확보한 것이며 나머지 15억원어치는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사들였다.
이미 각 경기장에 배치된 이들 용구 및 용품은 약70%에 해당되는 6백12개품목이 국산이다.
국산화 비율은 높은 편이나 육상·수영 등 기록종목과 체조·승마·요트 등 낙후되어있는 종목의 경우 대부분이 외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육상의 경우 스타팅블록·창·해머·원반·포환 등 기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용구는 모두 베르그(서독) UCS(미국) 칸타브리언(영국) 등 외국회사들의 제품이다.
또 수영도 수구볼·스프링보드·레인로프 등이 모두 뒤라플렉스(미국) 에르하르트(서독) 미즈노(일본) 등 회사제품.
조직위의 관계자는 『인기종목의 경우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지 국산품도 외제 못지 않아 선정에 어려움이 없었으나 다른 종목의 경우 용구가 국내생산 되지 않거나 생산되더라도 질이 낮아 외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고 말하고있다.
그러나 규격만 맞으면 경기에 전혀 지장을 초래할 것 같지 않은 핸드볼의 골대, 육상의 허들, 레슬링의 매트, 양궁의 표적지 등과 승마에서 말의 사료까지 모두외제를 선정한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조직위 측에선▲국제공인 등을 둘러싼 마찰우려 ▲국내외선수들의 선호도 ▲수익성 ▲88올림픽까지의 내구성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운동용품산업은 외견상 많이 발전했다고 볼 수 있으나 볼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수익성이 없고 기술수준도 낙후되어 있어 아직 세계시장에 내놓기엔 부족한 점이 많고 필수정기용품인 시계·저울·각종 검사기·계측기 등에 있어서는 명함도 못내밀 처지다.
그러나 조직위와 각 경기단체·생산업체 등이 유기적으로 협조, 86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새 품목을 개발해 내놓은 고무적인 현상도 나타나고있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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