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정부3.0 기반 선박은행 역할 … 위기 처한 한국 해운업계 백기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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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여의도 해운빌딩 에서 열린 ‘캠코선박펀드 설명회’ . [사진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이하 캠코)는 2008년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기금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경영애로를 겪는 국내 7개 해운사의 선박 33척을 인수(기금 투입 4666억원), 국내 선박의 해외매각 최소화를 통한 국부 유출 방지 등 해운사의 구조조정을 지원한 바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이런 캠코가 지난해 5월 국내 해운사 선박 2척 인수를 시작으로 선박은행 역할을 본격 가동하며 위기에 처한 한국 해운업계의 백기사(White knight)로 나섰다. 캠코는 지난 한해 동안 1109억원을 투입하여 2013억원의 선박펀드를 조성, 삼목해운 등 5개 해운사 선박 7척을 인수했다. 해운사의 재무구조 안정을 도모하는 등 위기의 해운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선박은행 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캠코는 해양산업과 관련해 여러 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 협력을 하고자 정부 3.0을 실천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캠코선박운용을 부산으로 이전해 선박은행으로서 기능을 강화하고 해양수산부와 업무협약을 맺어 선박은행 구축 및 해운업계 재도약을 공동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캠코는 해운업계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위해 선주협회와 공동으로 국내 60여 해운사를 대상으로 선박펀드 설명회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8월엔 684억원을 투입하여 1188억원의 선박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4개 해운사 6척의 선박을 인수하여 해운업계 재도약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캠코 관계자는 “해운사는 금융회사와 캠코의 금융지원을 통해 조성된 선박펀드로 기존 고금리 또는 단기 선박금융을 상환하고 최장 10년의 장기 선박금융으로 전환하여 재무구조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캠코는 지난해보다 확대된 1500억원의 예산을 올해 편성하여 해운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해운사 관계자는 “해운시황 장기 침체로 해운사의 경영상황이 매우 어려운데 캠코의 선박금융 지원이 신속히 이루어져 비용절감과 유동성 개선에 아주 큰 보탬이 되었다”며, “캠코 선박펀드의 지원규모 확대 등 해운업계에 대한 지속적 지원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캠코 관계자는 “캠코의 해운업 지원은 국적 선박의 해외 헐값 매각을 방지하고 중소 해운사의 재무구조 안정 및 대외 신용도를 제고함으로써 국내 해운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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