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으로 하루 수십명씩 희생되는 최대 도시 알레포

중앙일보

입력

시리아 최대 도시 알레포가 5년째인 시리아 내전기간 중 가장 최악의 폭격을 받아 민간인 사상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이날 시리아 정부군의 융단 폭격으로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최소 52명의 주민들이 숨졌다. 전날엔 49명이 목숨을 잃었다.

알레포미디어센터(AMC)는 지난 24일 공식 페이스북에 정부군의 무자비한 공격에 따른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공개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아이의 몸은 거의 묻혀 있고, 한쪽 발만 지상에 나와 있다. 아이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AMC의 무자헤드 아부 알주드는 CNN방송에 “하루에만 60차례 넘는 폭격이 있었다.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아이와 주민만 50명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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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알레포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된 5살 소년 옴란 다크니시. 이 사진은 시리아의 참상을 세계인에게 고발하며 반전 여론을 불러 일으켰다. [사진 시리아혁명군알레포미디어센터(AMC)]

알레포는 한 달 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출된 5세 꼬마 옴란 다크니시의 사진으로 시리아 내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미국ㆍ러시아 중재로 임시 휴전이 성사됐다. 하지만 휴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시리아 정부군ㆍ반군 간 교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알레포는 2012년부터 반군이 장악한 주요 거점이어서 정부군이 탈환을 위해 거센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 달 새 곳곳이 잿더미로 변해 누구도 이곳이 인구 200만 명이 넘는 시리아 최대 상업도시였단 걸 짐작할 수 없게 됐다고 AP는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5일 미국ㆍ영국ㆍ프랑스의 요청으로 뉴욕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임시 휴전이 종료되자마자 시리아 정부군이 보란 듯이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해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주엔 알레포로 향하던 유엔 구호물품 차량까지 공격 당해 비상의약품ㆍ식수 등 물자도 끊겼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가장 지속적이고 극심한 폭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사람이 밀집한 지역에 조직적으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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