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문신 유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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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번 중앙미술대상전 조각부문 응모작은 모두 제작의 기법면에 있어서는 더 바랄 것 없이 완벽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개의 작품이 보여주어야 할 작품의 세계인 그 바탕이 기성현역이나 유명대가의 영향을 받았거나 심지어는 고스란히 모방한 작품으로 제작되어 있어 우리의 화단이 무언가 크게 잘못된 길을 이루어 놓았다고 보았다.
모처럼 주최자쪽에서 조형예술의 향상을 위해서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후한상을 걸어 장려하는 그 뜻을 조금이나마 헤아렸다면 그대로 모방한 작품을 어디 내놓을수 있었겠는가. 이러한 제작풍토가 조성되게끔 한 그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날 공모전의 선후소감에는 지난해보다는 향상되었다는 등 상례적인 무책임한 인사말들이 오늘과 같은 모방작품을 예사로이 내놓게한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이번 출품자중에는 노력의 댓가로 대상 또는 장려상, 특선 등 영예를 갖기는 했어도 혹시나 입선작품이 선음도 모르는 누구의 작품의 모방이 아닐까하는 염려마저 갖게한다. 오늘의 이 화단불신을, 그리고 이 현실을 누구의 책임 아닌 우리들 작가의 책임으로 알고 내일을 위해 모방이 아닌 자신의 세계를 창작하는 제작풍토를 조성하기에 노력해줄 것을 간절히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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