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50주년 맞는 北 움직임] 反美 목청…정전협정 문제 부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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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50주년(7.27)을 맞아 반미(反美) 결의를 다지고 정전협정의 불안정성을 부각시키는 분위기다. 협정 체결일을 전승기념일로 부르는 북한은 특히 올해 미국을 겨냥한 여러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가 북한이 중시하는 '꺾어지는 해'(5년, 10년 단위)인데다 핵문제로 인한 미국의 압박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평양시 청년학생들은 23일 경축모임을 열고 "미국과의 대결전에 한 사람 같이 떨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여성동맹도 22일 인민군에 '포'를 전달하고 "군력 강화에 계속 이바지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 북한군은 22일 4.25문화회관에서 김영춘 총참모장.장성우 차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민무력부 연구토론회를 개최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도 23일 이례적으로 '비망록'을 발표하고 미국의 정전협정 위반사례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미국은 조선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불가침조약을 체결하자는 제안 등 모든 발기와 방안들을 외면하고 정세를 고의로 격화시켜 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1998년 이래 열지 않았던 중앙보고대회를 27일 개최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은 여러 행사를 내부 결속과 대미 협상력 제고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전협정 체제의 불안정성을 부각시키면서 대체 협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쩍 강조하는 점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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