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안보, 정치 이용 말라” 박 대통령 “이게 그렇게 보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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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분간의 박근혜(얼굴)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회담에서 목소리가 일치한 것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규탄 입장뿐이었다.

박 대통령, 여야 대표와 회담
“전쟁 위험, 사드 포기 못한다”
추 대표는 “군사적 무용지물”

박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은 12일 청와대에서 회담 내내 의견이 충돌했다. 양측이 가장 거세게 부딪힌 지점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였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어떻게든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와 북한의 핵 개발 의지가 충돌하고 있고, 여기에서 우리가 기필코 이겨야 한다”며 “북한의 반발에 대비해 국민의 안위를 보호할 수 있는 대비태세가 바로 사드”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은 추가 도발을 예고하고 있어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올 수도 있다”며 “사드 배치는 국가와 국민의 자위권을 지키기 위해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사드로 핵을 막을 수 없으니 군사적으로는 무용지물이고, 외교적으로는 패착”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사드에 대한) 당론은 반대”라고 밝혔다.

회담 도중 추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안보상황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게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느냐. 미국·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규탄하고 대북제재를 하고 있는데, 그 나라들도 안보를 이용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또 추 대표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특사 파견을 제안하자 박 대통령은 “지금 대화를 하는 것은 북한에 시간 벌기만 된다”고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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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종료 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북핵 5차 핵실험 규탄 등과 관련한 공동합의문 작성을 제의했지만 추 대표와 박 비대위원장은 “이견이 크다”며 거절했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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