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최병렬 '냉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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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전 총재와 최병렬(崔秉烈)대표 간의 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15일 빙모상 때문에 귀국한 李전총재가 崔대표의 식사 회동 요청을 "출국 전에 한번 보자"며 즉답을 피한 다음부터다.

양쪽 측근들에 따르면 삼우제를 끝낸 李전총재는 조문객들에게 지난 20일 전화로 답례를 했다고 한다. 이 때 崔대표와도 통화했는데 崔대표는 李전총재에게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고 회동을 요청했다는 것.

李전총재는 "바쁜 가운데 문상와 줘 고맙다"면서도 구체적 시간 약속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崔대표는 23일 "24일 열리는 관훈클럽 토론회를 끝내고 일정을 맞춰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李전총재는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에 미국 스탠퍼드대로 돌아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많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당 일각에선 "회동이 성사되지 않은 상태에서 李전총재가 출국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동안 서울 옥인동 李전총재의 집을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신경식(辛卿植).양정규(梁正圭).하순봉(河舜鳳).박진(朴振)의원 등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당권 경선 때 崔대표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서청원(徐淸源)전 대표가 20일 밤 중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李전총재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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