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도피 개도국 외화 1,980억 불|모건 개런티 은행, 최근10년간 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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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지난10년간 개발도상국들의 해외자본 유출액이 총 1천9백8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모건 개런티 트러스트(뉴욕소재)가 발간한 월간「세계금융시장」최근호에 게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76년에서 85년 사이 세계3대 외채국인 브라질과 멕시코·아르헨티나를 비롯, 중남미·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18개 개발도상국 등에서 해외로 흘러나간 자본 유출액이 총1천9백80억 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들 국가가 이기간 중 외국으로부터 빌어온 차입액(외채증가액) 4천5백10억 달러의 43.9%에 해당하는 것이다.
국가별 자본 유출액을 보면 멕시코가 5백30억 달러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베네쉘라 3백억 달러, 아르헨티나2백60억 달러, 남아공화국 1백70억 달러, 말레이시아와 한국이 각각 1백20억 달러, 브라질·인도·나이지리아가 각각1백억 달러, 필리핀이 90억 달러 등으로 돼있다. 이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지금까지 스위스가 불법외화 도피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그 돈의 대부분이 궁극적으로는 미국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외화도피 총액은 추적하기 어려우나 모건 개런티은행은 지난 10년 동안 18개 개발도상국으로부터 미국에 들어온 도피외화 총액은 1천9백80억 달러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액수는 이들 나라들이 같은 기간에 빌어간 외채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중 상당부분은 미국 다국적기업을 포함한 기업체 소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기사는 개발 도상국에 채권을 갖고있는 미국의 큰 은행들이 동시에 이들 나라로부터 적극적으로 외화도피를 알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법에 따르면 외국인의외화도피를 받아들이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미국관리들은 해당국의 건전한 경제정책만이 외화도피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이 기사는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도피 외화가 마약·무기밀매와 연결되지 않는 한 이를 규제할 법이 없다.『외국인에 대해 자본시장을 폐쇄하지 않는 한 외화도피를 규제할 수는 없다』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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