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詩)가 있는 아침 ] - '눈물의 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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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정란(1953~ ) '눈물의 방' 부분

눈물 속으로 들어가봐
거기 방이 있어

작고 작은 방

그 방에서 사는 일은
조금 춥고
조금 쓸쓸하고
조금 많이 아파

하지만 그곳에서
오래 살다보면
방바닥에
벽에
천장에
숨겨져 있는
나지막한 속삭임 소리가 들려



슬픔의 극점, 존재의 밑바닥을 향해 들어간다. 눈물의 작고 작은 방. 춥고 쓸쓸하고 많이 아픈…영혼의 맑은 떨림이 있는 눈물의 방. 그 방에 따라 들어가고 싶다. 내 슬픔을 그 방 한 켠에 놓아두고 싶다.

문정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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