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두 아들 사살] 이라크 게릴라 저항 수그러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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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아들인 우다이(39)와 쿠사이(37)가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현지 주민의 제보를 받은 미군의 급습으로 사망했다고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지상군 사령관이 23일 발표했다.

미군은 후세인 전담 색출부대인 '태스크포스20'과 101 공중강습사단의 병력을 동원해 두 아들이 은신한 3층 빌라를 포위했으며 여섯시간에 걸친 작전 끝에 두 사람을 사살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산체스 사령관은 "X-레이와 치과 기록으로 이들의 신원을 파악했으며 전 이라크 고위 관리들에게 시신을 보여 확실하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미군은 DNA 테스트를 이용한 정밀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저항 줄어들까=후세인의 최측근이던 두 아들이 사망함에 따라 향후 군정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후세인 정권 의 2,3인자였던 두 아들을 제거한 것은 5월 1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종전을 선언한 이래 미군이 거둔 최대의 전과다.

이들의 죽음을 계기로 전후 통치에서 고전해온 군정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으며, 저항세력의 공격과 파괴활동으로 지연돼온 이라크 재건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후세인의 최측근들이 사살됨에 따라 이라크인들이 "후세인 정권이 진짜로 끝났다"고 체념할 것이라는 기대다. 그동안 폴 브래머 임시행정처장을 포함한 군정 관계자들은 "후세인 잔당의 파괴 활동과 미군에 대한 공격이 심해 치안이 엉망이 됐고 이에 따라 재건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이라크인의 저항이 후세인 일가의 영향력과 큰 관계 없다는 분석도 있고, 우다이와 쿠사이가 저항세력을 직접 지휘했다는 증거도 없기 때문이다.

두 아들의 사망 다음날인 23일에도 바그다드 서쪽 라마디와 북부 모술에서 매복공격으로 2명의 미군이 숨졌다.

◆후세인 어디 갔을까=미군 측은 두 아들의 소재를 이라크인이 제보했다는 점 때문에 후세인의 행방과 관련해 '배반하는' 이라크인이 또 나올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따라 아들들의 은신 과정을 분석, 후세인의 도피처를 추적하고 제보 수집에 적극 나서 후세인 색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후세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점령군에 대한 성전'을 촉구하는 녹음 테이프가 23일 아랍에미리트의 위성방송 알아라비야를 통해 또 공개됐다.

서정민 중동전문기자 amir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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