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산에 올라|홍준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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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0면

<1>
말아 쥔 역사의 장
펼쳐 들고 예와 서다.
점점이 어룽지는
생각의 파편들이
만설강 이랑이랑이
눈발되어 날린다.

<2>
처연한 피의 흔적
주묵으로 되새기다.
붓끝 철철 묻어나는
낭적한 저 아우성
고운 넋 낙화로 지던
옷고름도 날린다.

<3>
슬리어 사모친 한
상기 씻겨 에도는 강.
초혼도 부질없어라.
무상을 젓는 저 거룻배
고난초 피고 진 사연
버랑 끝에 엉긴다.

<약력>
▲1927년 경남거제군고하청면연귀리출생 ▲56년부산시 한글백일장에서 시부 입선 ▲66년 처녀시집『그늘진 양지』출간, 「한국시단」시조천료 ▲현한국문인협회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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