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훈련병에 방광염약 처방해 숨지게 한 혐의···비뇨기과 의사 무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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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을 앓던 훈련병에게 방광염 약 처방을 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비뇨기과 의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오윤경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3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2014년 초 육군 신병교육대대 훈련병이었던 B씨는 훈련 기간에 자주 소변이 마려워 당시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A씨에게 진료를 받았고, 당뇨병 의심결과가 나왔다.

A씨는 B씨에게 "당뇨병 증상이 있냐"고 물었고, B씨가 "없다"고 답하자, 과민성 방광염으로  진단한 뒤 약 처방과 내과 진료를 권했다.

그러나 B씨는 내과 진료를 받지 않고 부대로 복귀했고, 이틀 뒤 이상 증세를 보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국군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병명은 당뇨병성 케톤산증, 호흡곤란증후군 등이었다.

검찰은 "A씨는 소변검사 결과 B씨의 당뇨병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혈액검사를 하거나 내과에 진료를 의뢰하거나 적어도 당뇨병 증세와 요양방법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이를 게을리해 B씨가 숨졌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법원은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당검사, 혈액 및 소변 검사, 동맥혈 분석 등이 필요하다"며 "비뇨기과 의사가 소변검사 결과로 환자에게 내과 진료를 권고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업무상 과실치사가 증명되지 않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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