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조손가정 어린이들 “자전거 타는 법 배워 행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엄마, 언니와 함께 사는 강세연(가명)양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자전거를 배우고 싶었지만 내색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자전거 아빠’가 세연이 옆에 나타났다. 세연이는 갖고 싶었던 두 발 자전거를 얻었고 균형을 잡거나 페달을 밟는 과정도 차근차근 배웠다. 4주 동안의 ‘레슨’ 끝에 혼자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날, 세연이는 자전거 아빠에게 편지를 썼다. “자전거를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전거를 ‘조금’ 탈 수 있게 됐어요!”

위스타트 ‘자전거아빠’ 프로그램

비영리단체(NPO) 위스타트는 삼천리자전거의 후원을 받아 사회 공헌 프로그램 ‘자전거 아빠’를 진행하고 있다. 세연이처럼 아빠에게 자전거를 배울 수 없는 모자(母子)·조손(祖孫)가정 어린이를 위해서다. 자전거 동호회원과 대학생들이 자전거 아빠가 돼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며 도전·용기 같은 덕목도 몸에 배도록 해 준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자전거와 안전장비 등은 아동에게 기증된다.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하는 자전거 아빠는 지난달 1기 활동이 마무리됐다. 앞으로는 전국 단위로 사업이 이어진다. 삼천리자전거 이정호 팀장은 “자전거 아빠는 자전거를 타는 기술뿐 아니라 안전 교육, 인성의 가치도 전해준다. ‘다음주에 꼭 봐요 아빠’라고 외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