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평화준…「군웅할거」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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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고교야구의 정상 대통령배의 영광은 5년만에 다시 군산상고에 돌아갔다.
서울고의3연패 꿈이 무너진것은 물론 부산의 두명문 경남고와 부산고의 야심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번대회를 통해 전통의 명문팀들은 명문다운 저력을 십분발휘, 마지막순간까지 승부을 예측키 어려운 대격전을 벌였다.
고교야구에서는 역시 능력을 극대화하는 팀웍, 위기를 극복하는 정신력, 그러고 뛰어난 에이스의 활약에 의해 세력이 결정된다.
그런점에서 볼때 군산상은 이 세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팀이라고 할수있다. 경남고가 완벽에 가까운 최강의 수비력을 갖추고서도 다 잡았던 패권을 넘겨주어야 했던것은 위기에서의 동요, 특히 에이스 부재 때문이였다.
이번대회에서 특이할만한점은 지난해까지 적용됐던 투수보호규정이 전면 폐지됨으로써 조규제(군산상) ,권영일(부산고)등 두드러진 에이스가 빛을 발했다는점이다.
권영일의 노히트 노런 대기록은 20년 대회사상 초유의것으로 괄목할만한것이었으며 준결승·결승연장전 완투를 포함,4게임에서 연투한 조규제의 강한 체력, 놀라운 스피드와 컨트롤은 발군이었다.
조규제와 권영일외에 휘문고의 김상배. 경남고의 김범주, 세광고의 원근호, 덕수상고의 황현상등도 완투능력을 지닌 투수로 평가되고 있어 투수들의 수준에서는 평년작을 넘어선것으로 보여진다
또 타격면에서는 지난해 두드러졌던 김창현 이종석(부산고) 박진석(군산상) 송구홍(선린상)등이 부진한 반면 타격1위의 강계연(휘문고) 2위의박계원(부산고) 정홍준(경남고) 김규연(휘문고)등의 무명선수들이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강타자들에 대해서는 투수들이 지나치게 견제한 탓도 있지만 특수 동계훈련을 통한 신인선수들의 배팅감각과 기량이 대폭 향상, 이들이 각팀의 견인차 역할을 해내 부산고·휘문고·경남고·군산상고가 4강진입에 성공할수 있었다는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역별로 보면 아직까지는 서울세가 지방세에 약세라는점이 여실히 입증됐는데, 서울세의 이같은 약세는 예선전 경기수가 지나치게 많아 예선때 체력소모가 극심, 경작 본선에서는 특히 투수들의 체력소모로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때 특출한 팀은 없고 어느팀이건나 정상에 오르를수있는 전력을 지니고 있어 올해의 고교야구는 군웅할거의 양상을 띨 전방이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광주진흥고와 광주일고및 대전고가 초반탈락의 고배를 들어으나 정상권의 팀으로 손색이 없다. 또 서울팀의 파이팅도 볼만했다.

<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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