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우병우 구하기 막장극…수사 가이드라인 준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청와대가 우병우 민정수석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이석수(53) 특별감찰관에 대해 “감찰내용 유출은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하자 야당이 총공세에 나섰다.

이정현 “우 수석 진상규명이 먼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 특별감찰관에 대한 청와대 입장발표 후 논평에서 “청와대가 검찰에 ‘눈치껏 하라’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이라며 “청와대 주연의 우병우 구하기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이 특별감찰관을 비판하는 입장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특별감찰관이 싸울 문제가 아니고, 우 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아서 결백을 입증하면 되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의심을 해결할 책무가 본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별감찰관 조사를 보더라도 (우 수석의 의혹에) 의심이 간다는 것이니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 초동 단계를 지켜본 뒤 미진하면 특검을 하자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얘기했다”고도 밝혔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청와대가 엉터리 같은 수작을 또 시작했다”며 “대통령이 불통의 고집을 할 게 아니라 오늘 중 우 수석을 해임하면 우병우도 살고 가족도 살고 검찰도 살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투톱인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 수석이나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 만큼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규명부터 돼야 한다”며 ‘선(先) 진상규명 후(後) 우 수석의 거취정리’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진상규명을 해서 문제가 나온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야 된다”고 말했다.

반면 전날 페이스북에 “우 수석이 직책을 계속한다는 것은 법리상, 국민정서상 불가하다”며 사퇴를 요구한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 수석 퇴진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새누리당 대다수 의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효식·채윤경 기자 jjp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