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일기』극본·연기 현실감 모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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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8일 KBS 제1TV에서 방영한 『고교생일기』는 501회를 맞아 극작가·연기진·무대 등을 모두 교체,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여러 가지 장점을 골고루 갖추고 있었지만 첫 방영치고는 그 장점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이날 방영된 『인연』은 우선 지금까지 도시학생들만을 다루었던 무대를 과감히 시골 (경기도 소래)로 옮겼고 이에 따라 탁 트인 전원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호감을 샀다.
그러나 이 같은 농촌의 「전인교육」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새로 부임한 여교사의 대조적인 대사를 통해 흘러나온 이야기는 너무나 작위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이었다.
대학입시와는 비교적 관련이 없는 미술교사가 첫 부임하자 마자 교감선생에게『제 교육관은 이곳 시골학교 학생들을 되도록 많이 일류대학에 합격시켜 합격률을 도내 1위로 만드는 것…』이라는 등의 고지식한 얘기를, 그것도 연기력 부족으로 죄지은 사람처럼 중얼거리는 것은 너무 어색했다.
또한 교생으로 출연한 대부분의 연기자(실제로 고교1∼3년생임)들과 대사나 연기력은 중학생 정도의 지적수준을 지닌 유치한 것이었으며 미술교사가 공장 견학을 할 때 안내직원의 공장소개 장면은 책을 읽는 것같이 어설펐다. 『고교생일기』가 앞으로 가장 노력해야할 점은 무엇보다 극본·연기 등에 있어서의「리얼리티의 회복」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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