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부진에 경쟁사 진출설까지 홈쇼핑株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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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매출 부진에 롯데.신세계의 홈쇼핑 진출설까지 겹치면서 LG홈쇼핑과 CJ홈쇼핑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22일 LG홈쇼핑의 주가는 전날보다 1천5백원(2%) 내린 7만2천5백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9월 13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소비 부진이 본격화하면서 6만~9만원에 머물고 있다. CJ홈쇼핑도 이날 5백원(0.9%) 내린 5만1천8백원으로 마감했는데, 7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가 16% 이상 떨어졌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던 홈쇼핑 업체들의 주가가 이처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소비 위축에 따른 매출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LG홈쇼핑의 2분기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5.7%, CJ홈쇼핑은 8.4%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홈쇼핑 업체들의 올해 매출 성장률은 한자릿수에 그칠 전망이다.

1995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8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던 두 업체로선 올해가 최악의 해가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이들 업체의 목표주가를 내리면서 투자의견도 기존의 '매수'에서 '평균 시장수익률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로 하향 조정했다.

BNP파리바.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증권 등도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며 기존의 '중립'의견을 유지했다.

또 롯데.신세계의 홈쇼핑 진출설이 시장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것도 LG.CJ에 부담이다. 내년 4월부터 우리.농수산홈쇼핑의 지분 양수도가 허용되면 롯데와 신세계가 이들 업체의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일단 홈쇼핑 진출을 부인하고 있지만 과거 홈쇼핑 진출을 시도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가시화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위원은 롯데와 신세계가 홈쇼핑 시장에 진출할 경우 LG와 CJ홈쇼핑의 2강 구도가 무너질 수밖에 없어 이들 업체의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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