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기업들 최근 5년 매출 증가율…한국 1.8%, 중국 13.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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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이 주요국보다 뒤처진다고 분석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생물학·물리학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산업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산업 구조 변화다. 예컨대 유전공학과 3D 프린터가 결합한 생체조직 프린팅 등을 꼽을 수 있다.

현대경제연 “중장기 전략 필요”

각국이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연구원은 한국·독일·일본·미국·중국 상장기업 1만3762개를 분석했다. 산업분류상 ▶자본재 ▶제약 및 생명공학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통신서비스 산업군에 속한 기업을 ‘4차 산업혁명 기업’으로 간주했다.

분석 결과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은 다른 산업 대비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었다. 특히 제약 및 생명공학 부문은 5개국 모두 최근 10년(2006~2015년) 시가총액 증가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하지만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실적은 상대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게 연구원 분석이다.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상장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9.7%(2006~2010년)에서 1.8%(2011~2015년)로 낮아졌다. 중국(13.2%)·미국(6.5%)·독일(5.3%)·일본(4.3%) 등 4개국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같은 기간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과 유관한 한국 기업의 생태계에는 역동성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발전할 때마다 신생 기업이 진입하거나 기존 기업이 퇴출하는 비율이 주요국 대비 낮다는 의미다. 산업 구조 측면에서도 한국 기업은 특정 분야(하드웨어·장비)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고 봤다.

정민 연구위원은 “4차 산업구조와 노동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시점”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파급력을 고려해 미래를 예측하고 중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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