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포토] 올림픽 메달은 따야하고 씹어야 맛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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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206개국에서 온 1만여 명의 선수들이 총 28개 종목에서 306개의 메달을 놓고 17일간 열전을 벌이는 리우 올림픽이 한창이다. 모든 경기는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고 승자와 패자로 나뉜다. 승자는 메달을 얻고 시상대에 올라 많은 관중의 환호를 받는다. 시상식에서 메달을 받고 기념촬영을 할 때 많은 선수가 메달을 입에 물거나 씹는 듯한 모습을 보여 준다.

선수들이 왜 그럴까? 기뻐서? 그럴 수도 있다.

선수가 먼저 그런 포즈를 취할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사진기자들이 부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금·은·동메달을 딴 선수들이 한꺼번에 메달을 씹는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사진기자 입장에서 보면 작은 메달이 가슴에 매달려 있는 것보다 얼굴과 가까이 있는 것이 사진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달에 뽀뽀하는 포즈도 많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의견은 서구에서 치아로 금의 질을 검사하던 고대의 관습을 흉내 낸 것이라는 것이다. 순수한 금일 수록 물성이 부드러워 깨물면 이빨 자국이 날 정도로 무르기 때문이다.

아마도 누군가가 처음으로 메달을 입으로 깨무는 포즈를 스스로 취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뒤 이 포즈가 미디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어린아이들이 손가락V를 만들어 기념촬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올림픽 시상식의 전형적인 포즈가 된 듯하다.

'시상식에서 메달 씹기', 리우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계속 보게 될 포즈이다. 그리고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선수들은 4년 뒤 자신이 메달을 씹기 위해 다시금 땀을 흘릴 것이다.

신인섭 기자 [AP=뉴시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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