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 불만 탓? 인천 찾는 단체 유커 규모 축소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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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의 국내 도입 결정 이후 인천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행사의 경우 취소 통보가 잇따르면서 참여 인원이 대폭 줄었다.

11일 인천시 남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구청에서 열린 '한·중 청소년 국제 태권도 문화교류행사'에는 중국인 37명만 참석했다. 당초 200명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인원이 대폭 줄었다.

6일 용현여중에서 열리기로 했던 '한·중 댄스 문화교류행사'도 예상됐던 150여 명 중 50여 명만 참석했다.

10월 중에 열 예정이던 중국전통의상 '치파오(旗袍) 패션쇼'는 아예 잠정 연기됐다. 이 행사에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2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남구청 관계자는 "유커 모집을 담당한 중국 에이전시(중개업체)에서 '사드 문제로 중국 국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중국에서 관광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 같다'며 행사 연기를 제안해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줄었다. 16일 100명이 방한하기로 예정된 중국 허난성(河南省) 청소년문화예술교류단은 70명만 오기로 했다.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중국 민간 수영동호회원 150명의 방한도 120명으로 규모가 줄었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사드의 영향인지, 유커 개인의 단순한 변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소규모 민간 단체의 국내 여행까지는 막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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