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지붕밑|"암 환자에게 병명 알려라"|식도암사망 일교수 유고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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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시한부 생명의 암환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것인가? 오랫동안 시시비비가 돼온 이 문체에 대해 85년 식도암으로 사망한 일본 동경공대의 「와가쓰마·히로시」 (아처양·문화인류학) 교수는 그의 유고를 통해 『환자는 자신의 병을 알 권리가 있으며 이는 환자에게 투병의지를 심어줘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고 주장해 의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인류학자이기도 한 고「와가쓰마」교수는 85년 10월호 문예춘추지에 실린그의 유고「암은 금구인가?」 를 통해 『법명을 고지하지 않는 것은 일본문화가 규정하는 행동양식이라 하지만 이는 곧 의사의 책임회피와 일종의 무지 때문』 이라고 공박하고 있다.
58세의 나이로 1년여의 투병 끝에 사망한「와가쓰마」교수는 목에 이상을 느껴 암검사를 받은후 식도궤양이라고만 말하는 의료진을 끈질기게 추궁한 끝에 식도암이라는 정답 (?) 을 얻어냈다.
그는 확실한 병명을 알고난 후 비로소 『마지막까지 싸워내자는 의지가 샘솟았다』 고 밝히면서 암의 치유율이나 연령률이 높아지는 요즘 변명을 고지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환자에게 불필요한 의심이나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투명 의욕을 상실케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암임이 알려진 환자와 알려지지 않은 환자에 있어서의 치유율 비교연구」 조차 행해지지 않은 마당에 암을 금구로 규정하는 것은 의사가 죽음과 직면하고 있는 인간과의 직면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환자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테크닉의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투병기간중 치열한 작품활동을 벌이면서 암과 직면해 왔다는 그는 『암이 불치였던 시대의 유제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는 새로운 행동양식이 모색돼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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