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전용 시비재연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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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어문정책시정촉진회(이사장이희승)가 한글전용문제와 관련, 한글학회에 질의서를 제시함으로써 하는 글전용시비가 또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어문정책시정촉진회는 한글전용이 가져올 이론상의 모순점 20개항과 실제상의 해독점 20개항을 제시, 질문에 대답할 것을 촉구했다.
이질의서는 이론상의 모순점으로 국어사전의 어휘가 대부분 한자어로 되어있는데 어째서 한자 때문에 국어가 발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지, 매일같이 나오는 신조어는 모두 한자전용인데도 어째서 한자를 폐지해야 하는지, 수백대 선조때부터 써오던 한자는 남의 글이고 15세기에 만든 한글만이 우리글인지, 한자는 남의 글이라고 페폐지하면서 한글은 어째서 해체해 로마자모양의 남의 글로 변조하여 쓰려하는지, 순한문으로 된 고전은 반드시 순한글로 번역해야만 전통문화를 계승한다고 어째서 고집하는지 등의 질문을 제시했다.
한글전용으로 인한 실제상의 해독점으로는 재래서적을 못보도록 만든 것, 한자국어를 배우기 어렵게 만든 것, 동음이어의 어의 인식에 착오를 일으킨 것, 시각적 기억을 안되게 만든 것, 국교6년의 교육을 무용하게 만든 것, 고교졸업생이 사무볼 능력이 없도록 만든 것등을 들었다.
한편 한글학회측은 이 질의서가 논란의 가치가 없다면서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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