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에이즈 확진 동성애자 숨진 채 발견…보건당국, 역학조사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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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연인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에이즈 확진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25분쯤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김모(4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알몸 상태였고 주변에는 빈 약봉지 100여 개와 술병 6개가 있었다. 김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몸도 마음도 힘들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전날 밤 자살이 의심되는 문자를 받았다"는 김씨의 동성 연인(39)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김씨가 숨진 뒤였다.

동성애자인 김씨는 지난해 11월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고 3개월 전부터 우울증약을 함께 복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가 최근 동성 연인으로부터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고 힘들어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씨가 에이즈와 우울증 약을 다량 복용해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보건당국에 김씨의 동성 연인 등 주변인에 대한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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