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유리 천장에 가장 큰 금을 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클린턴을 후보로 공식 확정했다. 클린턴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유리 천장에 가장 큰 금을 냈다. 내가 아마 대통령이 되겠지만 다음 차례(여성 대통령)는 바로 여러분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미국 첫 여성 대선후보 확정
클린턴의 ‘미국 주도 평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11월 백악관행 놓고 대격돌

이로써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의 세계 평화)’를 주창하는 클린턴과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를 내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미래와 국제 질서를 놓고 세기의 대결을 펼치게 됐다.

클린턴은 지난달 1일 “미국이 없으면 공백이 만들어진다”며 미국이 개입하는 전통적 대외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천명한 반면, 트럼프는 지난 21일 “아메리카니즘이 우리의 신조”라며 고립주의 정책을 선언했다. 오는 11월 8일 대선은 세계 질서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 주둔을 통해 안보 동맹을 구축함과 동시에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해 교역 질서를 만들어왔다. 여기서 미국이 빠지면 세계 질서는 일순간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번 대선은 워싱턴 기성 정치의 대표인 클린턴과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간 전례 없는 남녀 대결이 됐다. 188년 역사의 민주당은 첫 여성 후보를 냈고, 162년의 공화당은 처음으로 정치인·군인 출신이 아닌 아웃사이더 후보를 만들었다. 한·미 관계도 클린턴은 동맹 강화 속 한·미·일 3각 군사 협력의 확대를 내건 반면 트럼프는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으로 안보·통상 모두에서 급변이 예고되고 있다.

필라델피아=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