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교육 '빛과 그림자'] "세웠다" 다운복지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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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더쿵 덩덩덩…."

선생님의 손짓에 맞춰 시작된 사물놀이 소리가 대강당을 갈랐다. 박자를 놓쳐 엉뚱하게 쳐대는 아이도 있었지만 중요치 않았다.

지난 19일 오후 4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 '다운복지관'. 개관식이 열린 이날 다운증후군 증상을 지닌 장애인과 그들의 형제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그동안 남의 건물 빌려서 행사할 때마다 아이들이 혹여 낙서라도 하고 긁고 상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섰는데 오늘은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돼 정말 행복합니다. 우리 손으로 지은 우리 건물이니까요." 장애인 부모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다운복지관은 1994년 만들어진 사회복지법인인 다운회(多運會) 회원들이 모금을 통해 세운 전문복지관이다. 장애인 가족들이 세운 복지관으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복지관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다운증후군에 대한 정보 등이 턱없이 부족하던 88년 다운 아이를 둔 아홉 가족이 모여 다운증후군 부모회를 만들었다. 그후 한 회원의 아이가 93년 세상을 떠났다. 그 부모가 "원래 (세상을 떠난) 아이 몫"이라며 내놓은 집이 다운센터가 됐다.

다른 가족들도 사재를 털어 5억5백만원을 만들었다. 이 돈으로 이듬해 사회복지법인 '다운회'가 태어났다. 이들은 2000년 9월 서울시로부터 시유지를 17억원에 사들여 복지관 건립에 나섰다.

다운회는 최근 탤런트 한재석(31)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다운증후군=21번 염색체의 이상으로 일어나는 장애로 지능 발달이 지체되고 특유의 신체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4만여명으로 추산된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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