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중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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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당신의 건강법은?』
―①삼림욕 ②부부 테니스 ③골프 ④태권도.
『당신의 지병은?』
―①우물증 ②위염 ③두통 ④자율신경실조.
『부부의 아침은?』
―ⓛ잠자리에서 일어나 말없이 식사 ②편리한대로 일어나 편리한대로 식사 ③함께 눈을 떠서 함께 식사 ④영양 밸런스를 생각하며 식사.
이런 설문을 받으면 당신은 어느 항목에 점을 찍겠읍니까.
최근 일본 종합지『중앙공론』은한 경제 평론가의 의견으로「진짜 중류」를 가려내는 기준을 제시했다. 물론 이것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의 나라에서나 있을법한 얘기지만, 이른바 중류의식과 중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있다.
「진짜 중류」인 A타이프의 경우 가렴 건강법에서는 태권도를 해야하고, 지병은 우울증을 갖고 있어야한다는 식이다.
아침 식사도 편리한대로 일어나 편리한대로 하는 쪽이다.
지병의 경우 일본사람들은 평소「일중독 (workholic)」에 걸려『아이구 골치야, 아이구 어깨야』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류 생활음가 되려면 그런 수준은 지나서 행동 규범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우울증 단계에 있어야 한다.
아침 식사의 경우 영양을 꼬치꼬치 따지는 주부는 구식이고,「함께…」는 친구같은 부부 얘기고,「말없이…」는 전형적 부부고, 각자 알아서 일어나고 먹는 부부는 맞벌이거나 서로 다른 생활 패턴을 인정하는 케이스로, 그 것이 중류상이라는 얘기다.
일본은 1960연대에 D타이프, 그러니까 하류가 많았고, 80년대엔 유사중류(B, C타이프)가 늘어나다가, 80연대에 접어들어 B나 C타이프가 비로소 A타이프(진짜 중류) 권으로 이항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상품 선호로 설명하면 60년대의 D타이프는 3C로 불리는 자동차, 에어컨, 컬러TV를 갖고 싶어 했지만 70년대의 B나 C타이프는「남과 다른 것」을 추구했다.
그러나 80년대엔 새로운 3C가 등장 했는데, 그것은 클래스 (계층화), 카드 (자산의 상징으로서), 클럽 (지위의 심벌로서) 이라는 것이다.
자, 그럼 이들은 정말 행복한 무리들일까. 이 대답을 대신해줄 설문의 척도는 아직 없다.「장·자크·루소」같은 철인은 빈정거리는 투로『행복이란 돈이 있고, 잘 먹고, 소화 잘 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 말의 가시는「소화 잘 하는것」인데, 여기엔 덕망과 경건과 마음의 평정이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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