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김씨, 등원문제에 이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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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민당은 협상결렬후 등원론과 거부론이 팽팽히 맞서다가 16일 원내대책희의에서야 불참을 결정.
15일 3시간여 열린 확대간부회의는 △날치기로 처리된 예산안등의 무효화투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등원해야한다는 주장과 △민정당의 단독국회라는 희화에 어울릴 필요는 없다는 주장으로 나누어져 난상토론.
김대중씨와 김영삼씨도 등원문제에 관해 각기 상반된 견해.
김대중씨는『의원총회에서 결론을 지어야한다』면서도『이번에 신민당이 등원해서 12·2예산파동전후와 마찬가지로 훌륭히 싸워준다면 높은평가를 받게될것』이라고 등원을 강조.
이에반해 김영삼씨는 등원자체를「비굴」이라고까지 표현하며『처리될 법안들의 성격상 투쟁할 대상이 없으므로 개헌서명운동을 곧바로 시작해야한다』고 주장.
상도동계인 김동영총무는 16일『국정연설 공동청취를 위한 민정당의 협상요구가 또 있을텐데 구태여 등원을해 소란만 피운다면 그 가능성마저 우리가 먼저 없애는 꼴이 아니냐』며 몇몇초선의원들에게 전화를걸어 의총에서등원불가목으로 발언해줄것을 부탁.
한편 이민우총재는 14일하오6시쯤 H음식점에서 김총무로부터 협상결렬경과를 설명듣고는 평소와는 달리 소주를 거푸 여섯잔이나 들며 회담결렬에 대한 비감어린 심경을 토로.
이총재는『저쪽은 애초부터 안할 생각이었는데 우리만 애쓴것 아니냐』며『차라리 잘됐지. 특위한다고 개헌하는것도 아닌데 두고두고 말썽피우는것보다낫지』라고 애써 자위하는 말을 하기도.
이총재는『항서를 찢은자나 주운자나 모두 이유가 있었다』고 병자호란 당시의 고사를 설명하면서『상시적으로 나라를 걱정하는것은 야당도 마찬가지인데…』라고 울분을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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