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골…성남 "또 이겼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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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天馬)가 흰 날개를 퍼덕이며 힘차게 날아올랐다.

성남 일화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3 피스컵 코리아 국제축구대회 예선 A조 경기에서 카이저 치프스(남아공)를 1-0으로 꺾고 2승으로 조 단독선두에 올랐다.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같은 A조 경기에서는 베식타스(터키)가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에 2-1로 승리했다. 양팀은 1승1패를 기록했으며, 카이저 치프스는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성남은 이날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공간과 공간을 절묘하게 이어가며 3~4회씩 연결되는 성남의 유려한 패스는 카이저의 진영을 끊임없이 흔들어댔다. 베식타스를 상대로 1승을 사냥한 성남은 자신감이 넘쳐 보인 반면 올림피크 리옹에 완패한 카이저는 다소 주눅이 든 듯했다.

성남은 전반 6분 첫 슈팅을 터뜨렸다. 이기형이 오른쪽에서 길게 크로스한 공이 '우승 청부업자' 샤샤의 머리에 걸렸으나 공은 골키퍼의 손끝을 지나 골문 위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3분 뒤 이번에는 신태용이 나섰다.

신태용이 수비수 2명을 꿰뚫고 찔러준 공이 데니스를 거쳐 골문 앞으로 날아갔고 이기형이 머리를 갖다댔으나 이 역시 골문을 빗나갔다. 마침내 18분. 데니스가 아크서클 왼쪽에서 중앙 쪽으로 평행 연결한 공이 김도훈의 왼발에 걸렸고, 이 공은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리듯 굴러들어갔다.

후반 들어서도 성남의 공격은 수그러들 줄 몰랐다. 후반 7분 이리네가 골문 정면에서 왼쪽으로 찔러준 공을 김대의가 날카롭게 크로스했으나 기다리던 김도훈의 머리를 맞히지 못하고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곧 이어 9분에는 김도훈 머리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데니스가 강하게 찼으나 골키퍼의 정면이었다.

베식타스와 올림피크 리옹의 경기에서는 베식타스가 전반전을 주도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 간의 정교한 콤비네이션으로 리옹의 골문을 계속 위협했으나 번번이 골키퍼 클라우디오 쿠페의 선방에 막혔다.

베식타스는 후반 1분 가브리엘 판쿠가 두명의 수비수를 따돌리며 선제골을 따냈고, 리옹은 후반 29분 루인둘라가 슬라이딩 슛으로 만회골을 얻어냈다. 비기는가 싶던 경기는 후반 41분 베식타스의 세르겐 얄친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아흐메트 일리딤이 성공시킴으로써 베식타스의 승리로 끝났다.

수원=진세근 기자,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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