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인력수급 정책적 배려를|취직난속 첨단과학은 구인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최근 노동부집계에 따르면 올 9월말까지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8만2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취업하고 있던 사람마저 실직하는 판에 졸업정원제 후 종전보다 연간 대학졸업생 2만여명이 더 사회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해는 경기불황으로 기업체의 신입사원 채용규모도 줄어 예년에 볼수 없었던 치열한 취업경쟁을 보이고 있다.
10여명을 채용하는 업체에 4천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한동안 대입 재수생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되었지만 이제는 「취업 재수생」이라는 반갑지 않은 용어가 어색하지 앉은 실정이다.
84년 본인이 경영하는 코리아 리크루트사가 실시한 대학생의 직업에 관한 의식조사 결과 대학생들이 고민하는 가장 큰 문제는 졸업후의 진로문제(응답자의 8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83년의 75%보다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젊은 대학생들이 장래문제를 심각히 생각하고 있다는 바람직한 면도 있겠지만 취업난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세계적인 불황속에서 많은 나라들이 취업난·실업문제로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만 예외일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양상은 전례없이 심각한 것으로 경기회복만을 기다리며 낙관하고 있을 처지가 못되는 것같다. 경제적 여건을 들어 취업난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선 정책적 차원에서 적어도 10년앞을 내다보는 인력의 수요예측이 이뤄져야겠다. 그위에 해마다 적절한 인력수급계획·조정작업이 이루어지고 특히 전문대이상의 고급인력의 수급이 균형을 이룰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취직난으로 아우성인 지금도 첨단과학분야의 인재는 구인난 아닌가. 경기가 회복됐을 경우 구인난을 걱정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기업들도 적어도 5년앞을 내다보는 인력수급대책이 이루어져 대량모집·대량감원이 l년사이에 함께 일어나는 불합리한 인력관리는 지양돼야할 것이다.
또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은 취업정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전문인이 되기 위한 자격증 획득이나 어학의 연마 등으로 실력을 쌓아두어야 할 것이다.
홍용수 <52·코리아리크루트 사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