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여성비하·편견 심하다|여성모니터·관계자 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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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TV프로는 여성을 비하하고 있는가, 아니면 제대로 묘사하고 있는가.
지난 l5일 하오 3시 여성단체협의회 강당에서는 2시간동안 방송 관계자들과 여성 모니터들간에 열띤 토의가 벌어졌다.
이 간담회는 여협 모니터 요원 32명이 지난 1년간 드라머·게임물·교양물 등 각종 TV 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를 놓고 개선책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마련된 자리.
모니터 대표로 참석한 이경순씨는 『TV프로에서 직접·간접으로 여성에 대한 편견이나 비하, 남아 선호 등이 담겨져 있음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즉 『여자가 결혼후 할일없이 심심하게 집에서 놀면 뭘 하겠느냐』(K1TV 『사랑하는 사람들』), 『여자가 애 낳는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K2TV 『가족』)라고 말하는가 하면, 고등교육을 받은 전문직 여성은 살림살이에 소질없고 골치 아픈 여자고, 무조건 인종하는 여자만이 바람직한 여성상으로(K2TV 『은빛여울』등) 묘사되고 있다는 것.
이같은 여성 비하나 편견은 어린이 드라머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똑똑한 여학생은 사납게 묘사되고 늘 『여자애니까 봐주자』는 식으로 남학생이 대응(M-TV『호랑이선생님』)한다고 지적했다.
반론에 나선 KBS-TV의 장한성주간은 『드라머가 이런 사람이 좋고, 이런 사람은 나쁘다는 식으로 묘사하지는 않고 있으며 그같은 판단은 시청자의 주관에 달린 것』이라 말하고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다 만족할만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고 이해를 촉구했다.
MBC-TV의 박기병씨는 『드라머 전체를 보고 평가하지 않고 과정의 일부분만 보고 항의하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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