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옥사나 울린 옥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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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민의 공백을 외국인 선수 옥사나(26.32득점.8리바운드.9블록슛)가 메웠다. 신세계는 17일 인천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에서 옥사나 자칼류나야와 이언주(16득점.3점슛 4개), 방지윤(10득점) 등의 활약으로 연장 접전 끝에 금호생명을 89-84로 힘겹게 눌렀다.

지난 시즌만 해도 금호생명은 '완행열차'에 불과했다. 느릿한 공격은 중간에서 끊어지기 일쑤였고, 공격이라곤 간간이 날리는 외곽슛이 고작이었다. '만년 꼴찌팀'이란 꼬리표가 붙은 이유였다.

그러던 금호생명이 '쾌속 열차'로 돌변했다. 눈을 씻어도 찾아볼 수 없었던 '속공'이 이젠 팀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렸다. '러시아산 초고속 엔진'옥사나 라크마툴리나(31.20득점.9어시스트)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신세계 수훈선수와 동명인 옥사나는 금호생명의 공격을 선봉에서 조율하며 속공을 이끌었다.

전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금호생명을 꺾기까지 신세계는 고전했다. 4쿼터 종료 2분21초 전 금호생명은 74-64, 10점차로 앞서고 있었다. 승리의 달콤함을 맛보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신세계의 반격은 매서웠다.

4쿼터에 투입된 방지윤이 3점슛 2개를 꽂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세계 옥사나가 골밑에서 74-74 동점 훅슛을 터뜨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전은 집중력의 싸움이었다. 78-78이던 종료 2분20초 전 신세계는 무려 9점을 더 뽑으며 저만큼 달아났다. 장선형이 터뜨린 3점슛이 쐐기포였다.

반면 금호생명은 포문을 닫아 놓은 채 자기팀 골밑에서 공을 뺏기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3점포를 앞세운 금호생명이 막판 추격전을 펼쳤으나 역부족이었다.

인천=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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