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 제소된 조연하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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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당기위가 자신의 제명문제를 다루고 있던 14일상오 조연하의원은 김상현씨가 운영하고있는 여의도의민주대학사무실에서 초조하게 표결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오1시20분쯤 9대6으로 제명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측근들의 위로를 뒤로한채 신길동자택으로 돌아가 자신을 지지했던 당기위원과당원 30여명의 「위로방문」을 받았다.
『30년 정치생활에 오늘처럼 쓸쓸해보기는 처음입니다』 『나의 부덕탓으로 이런 곁과가와 미안합니다. 그러나 의기소침할 일도 아니고 우리의 단결은 더욱 굳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당기위에서 비주류 6명이라도 이탈없이 뭉쳐준것이 오히려 고맙습니다』이렇게 말하면서도 담뱃재를 떠는 손끝은 평소보다 유난히 떨리고 있었다.
-제명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제명이 끝까지 이루어지지는 않을것이고 내가 물러서지도 않을것입니다. 우선은 조용히 지켜보겠습니다』
그는 애써 흥분을 감추며 제명결과에 대해서도 비난을 자제했다.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냉각기를 좀 가져야지요.』
-적극적으로 제명저지활동을 벌이시겠군요.
『개헌투쟁이다, 예산심의다 하여 일이 많은데 이 문제로 당에 누를끼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입니다. 냉각기를 두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나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김옥선의원까지 관계된 일입니다. 서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고….』
그는 정무회의와 의원총회에서는 당기위의 결정이 쉽게 추인되지않으리라는 은근한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부의장사퇴가 문제의 정치적해결을 푸는 열쇠가 아니겠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내가 스스로 푸는 길을 찾으려고 몸부림치면 오히려 소리만 날것입니다. 지금으로선 내가 할일이 없읍니다.』
그는 정치적 해결의 실마리는 주류측에 있다고 했다.
자신은 이미 사퇴할 명분을 달라고 정치적 해결을 역설했다고 했다.
조의원은 15일 외부와의 일체 연결을 끊고 자택에서 칩거중이다. <이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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