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성전환자’ 군복무 허용키로

중앙일보

입력

미국이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우리 국민과 군대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성전환자의 군 복무 허용 방침을 밝혔다. 성전환자의 입대는 앞으로 1년 뒤부터 허용될 예정이다.

카터 장관은 “한 사람의 자격과 무관한 장벽이 임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지 못하도록 막는 것을 놔둘 수 없다”며 “현재 영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등 18개 국에서 성전환자의 군 복무가 허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미 전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결정을 내린 후 줄곧 국방부에 군 복무 금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압박해왔다.

이에 국방부는 성전환자의 공개적인 군 복무가 군대의 효율성과 기동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실무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 NBC방송은 이번 성전환자 군 복무 허용 조치에 대해 “그동안 진행된 미군 내 역사적인 성 정책 전환에 마침표가 찍혔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1년 9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람을 공개한 사람을 강제로 전역시키는 이른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정책을 공식 폐기했다. 이와 관련,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층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지난해 말 특수부대인 그린베레ㆍ네이비실을 비롯한 모든 전투 병과에서 여성도 복무할 수 있도록 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