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나면 미국내 소첩보원 동원배치|미 CIA, 유르첸코 임무·신상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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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특파원】미국으로 망명했다가 소련으로 재망명한 소련비밀경찰(KGB)간부 「유르첸코」 의 캐나다거주애인은 터론토에서 자살한 소련무역대표부인 「데드코프」가 아니라 몬트리올주재 소련총영사 부인 「발렌티나·예레스코프스키」라고 미국로스앤젤레스 타임즈지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르첸코」가 지난 10월초 자신이 7년동안 사귀어 온 「예레스코프스키」를몬트리올에서 만난 후 미국을 떠날 것을 결심하게 봤으며 「유르첸코」 는「예레스코프스키」 가 자신과 함께 있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실망과 좌절감에 빠졌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중앙정보국(CIA)은 「유르첸코」가 미국 및 캐나다에서의 소련간첩활동을 관장하는 KGB부서의 부책임자이며 그의 임무중에는 미소간에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미국내에서 암약중인 소련첩보요원들을 동원, 배치하는 것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CIA는 지난주 3페이지짜리 『「유르첸코」신상명세서』를 공개, 이같이 밝혔는데 다음은 「유르첸코」의 임무 및 가족관계, 전력과 임무 등에 관한 CIA의 보고서 내용의 골자다. 「유르첸코」는 미국으로 망명하기전 부인과 매우 심각한 관계에 있었다. 지난 1958년 「유르첸코」 와 결혼한 그의 부인은 현재 모스크바에 있는 소유즈보도카날프로젝트기획연구소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유르첸코」 부부사이에는 지난 61년에 출생한 딸과 69년에 난 아들 (양자) 이 있으며 출가한 이딸은 지난해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졸업한 뒤 물질문화연구소에서 영어와 불어를 가르치고 있다.
「유르첸코」는 금년 4월과 7월 사이 미국 및 캐나다에서의 정보수집 업무를 총괄하는KGB 제1국l부의 부책임자로 승진했다.
그가 부책임자로 있는 제1부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암약중인 KGB요들을 감시감독하며 동시에 미국에서 활동중인 여타 공산권국가첩보요원들과 제휴, 공동임무를 수행하는 작업을 조정, 관장하고 있다.
「유르첸코」의 임무중에는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와 몬트리올에서 암약중인 KGB요들을 감독하는 일도 포함돼있다.
그는 또 미소간에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1부를 전시작전체제로 배치, 운영하고 전쟁중에 쓰여질 요원들을 선발하는 한편 요원들간의 교신계획 수립임무도 맡고 있다.
특히「유르첸코」의 이 같은 전시임무는 미소 양국사이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수하요원들을 동원, 태업등 교란활동을 수행하는 비상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유르첸코」는 소련 해병대출신으로 지난 59년 KGB요원으로 편입돼 68년부터 5년간 이집트에서 활동한 것을 비롯, 16년동안 KGB에서 잔뼈가 굵은 고도로 훈련된 소련첩보 요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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