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아트홀 공연 『수전노』 연출 맡은 이순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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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출연진이 탤런트들로 구성된 극단 사조의 연기자들이기 때문에 연습기간을 두 달로 충분히 잡았습니다. 모두 시간에 쫓기는 것을 고려한 것이었지요. 그러나 예상외로 열심히 해주어 별 무리는 없었습니다.』
31일∼11월 6일 호암아트홀에서 막 오르는 프랑스 최대의 극작가 「몰르에르」의 대표적 희극 『수전노』를 통해 연극 연출가로 데뷔하는 이순재씨(50).
본격 무대의 첫 연출이지만 이씨는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오히려 다른 출연진들은 30년 연기 생활에서 축적된 연기자 특유의 섬세함과 만날 수 있다고 호평이다.
이번 작품에서 이씨는 장면전환이 빠르고 재미있는 연극을 구상중이다. 5막 31장으로 구성된 『수전노』에서 막이나 장구별을 거의 없애버려 연기자들을 더 땀흘리게 한다고 극단 사조 대표 김인태씨는 귀띔한다.
『이번 공연은 좀 특이합니다. 배우들이 개런티를 받고 출연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주머니를 털어 출연했습니다. 연극배우 출신인 탤런트들이 인기나 돈 때문에 연극을 외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극에의 향수는 끝이 없습니다. 이번 연극도 무대를 되찾고 싶은 순수한 동기에서 출발되었습니다.
이씨는 서울대 철학과 3학년 때 교내 연극회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57년부터 극단 「떼아뜨르·리브」에 들어가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실험극장·산하·현대 극장 창단 동인이기도 한 그는 그동안 50여 편의 연극과 5백여 편의 TV드라마, 1백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양헌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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