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동점 골…히딩크 "그거야"

"지성, 고마워. "

거스 히딩크 감독은 CF에서처럼 박지성에게 미역국이라도 끓여줘야 하게 생겼다.

2003 피스컵 B조 예선 첫 경기가 벌어진 16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지난해 6월 4일 폴란드를 상대로 감격의 월드컵 첫승을 거뒀던 이곳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은 1860뮌헨(독일)에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4분 비호처럼 상대 진영 가운데를 파고든 박지성은 레안드로 봄핌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친 뒤 골대 왼쪽 사각에서 절묘한 왼발 슛을 성공시켰다. 박지성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잡아챈 아인트호벤은 후반 16분 반 봄멜의 크로스를 골잡이 마테야 케즈만이 가볍게 터치슛, 역전골을 뽑아냈다.

아인트호벤은 후반 34분 뮌헨의 카메룬 출신 키오요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4분 우이에르, 47분 로벤이 연속 골을 넣어 4-2로 이겼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첫승의 현장에서 또 승리해 기쁘다. 나는 부산에서 한번도 지지 않았다. 박지성은 어느 위치에서도 제 몫을 하는 멀티 플레이어"라며 기뻐했다. 박지성은 "아인트호벤 유니폼을 입고 첫골을 국내 팬들 앞에서 터뜨려 기분이 매우 좋다. 네덜란드 리그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성은 이날 전반 8분 이후 등번호 21번에 'W. K. CHO'가 쓰인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대회 엔트리에 21번으로 등록한 박지성은 대회 직전 테스트를 받기 위해 합류한 조원광에게 이 번호를 넘겨주고 7번을 달았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아챈 뮌헨 코칭스태프가 항의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유니폼을 바꿔야 했다.

전주 경기에서는 홍명보가 소속된 LA 갤럭시(미국)가 골대를 두차례나 맞히는 불운 속에 나시오날(우루과이)과 0-0으로 비겼다.

부산=정영재 기자, 강인식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