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기엔 한마음' 여야 정당인 억대 사기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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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당인이 함께 취업 사기를 벌였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구직자들의 취업을 도와줄 것처럼 속여 돈을 받은 혐의(사기)로 취업 사기 브로커 A씨(46)를 구속했다.

경찰은 A씨가 건넨 돈을 나눠가진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지방당 당직자 B씨(46)와 새누리당 전 노동위원 C씨(68)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구직자 6명에게 기아자동차와 광주 서구청,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시체육회에 공무원이나 직원으로 취업시켜줄 것처럼 속여 총 2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조사 결과 A씨는 고향 선배 등에게 "내가 원내대표 보좌관을 잘 안다" 등의 말을 하며 접근해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받은 돈 2억7000만원 가운데 1억3000만원을 자신이 챙겼다. 나머지 1억4000만원은 선거운동을 하며 알게 된 B씨에게 취업 청탁과 함께 건넸다. B씨는 1억4000만원 중 6000만원을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 7000만원을 다시 C씨에게 건넸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취업 청탁을 빌미로 받은 돈을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썼다"며 "단 한 명도 약속한 곳에 취업시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모 대학 설립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대학 교수로 채용시켜줄 것처럼 속여 1억원을 챙긴 D씨(60) 등 2명도 입건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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