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다케시마를 불법 점령한 나라는? ① 러시아 ② 중국 ③ 대한민국 ④ 북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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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입시전문 회사 초등학교 모의고사에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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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학교 진학 대비 모의고사 문제. “일본 영토인 다케시마를 불법 점령하고 있는 나라를 다음에서 하나 고르라”는 질문과 함께 러시아?중국·한국·북한이 보기로 나왔다. [사진 교도=연합뉴스 제공]

교도통신은 올해 일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학교 입시 대비 모의고사에서 “다케시마(竹島, 독도의 일본 명칭)를 불법 점령하고 있는 나라를 택하라”는 4지 선다형 문제가 등장했다고 20일 전했다.

일본 정부 일방적 주장 담은 문제
지역 초등학교 모의고사에 출제

문제지에는 “지도에 C로 표시된 국가는 일본의 영토인 다케시마를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 이 나라를 다음에서 하나 고르라”는 질문과 함께 4가지 답 중 하나로 대한민국이 적시됐다.

나머지 답은 러시아, 중국, 북한이었다. 문제를 낸 입시전문 회사 담당자는 초등학교 고학년 사회과 교과서를 발행하는 4개사 모두 독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해 기술한 만큼 이런 내용은 수험생에게 당연한 지식이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의 시험 문제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부과학성은 2014년 1월 교과서 제작 지침인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로 한국에 불법 점거돼 일본 정부가 항의하고 있다고 명기했다.

이에 따라 2014년 검정을 통과된 초등학교 5~6학년용 모든 사회 교과서에는 “일본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오사카(大阪)에 사는 한 학부모는 교도통신에 “다케시마 불법 점령이라고 적힌 문제를 보고 놀랐다. 아이는 배운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배려가 결여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사회과 교육 전공 무라이 아쓰시(村井淳志) 가나자와(金澤)대 교수는 “대립이 있는 해석과 용어는 신중하게 취급할 필요가 있다”며 “시험 준비를 위한 암기보다 다각적인 입장에서 가르치는데 중점을 둬야한다”고 말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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