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매각 결렬…삼성, 제일기획 안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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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그룹이 제일기획을 팔지 않기로 했다. 제일기획은 13일 자율 공시를 통해 “글로벌 에이전시들과의 다각적 협력방안 논의는 구체적인 결론없이 결렬되었다. 협력 및 성장 방안과 관련해 제3자와 특별히 진행하고 있는 사항이 없다”고 알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세계 3위 프랑스 광고회사 퍼블리시스와 매각 협상을 벌여왔다. 삼성그룹이 2014년 이후 추진해 온 그룹 구조개편 작업의 일환이다. 하지만 삼성의 광고 물량 보전 기간이나 제일기획이 운영을 맡은 스포츠단 처리 문제 등 구체적인 매각 조건에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모리스 레비 퍼블리시스 회장은 지난 4월 기업설명회에서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퍼블리시스 매각이 무산된 뒤 재계에선 제일기획이 중국 광고회사 등 제3의 회사를 접촉해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번 공시는 재추진설까지 일축한 셈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제일기획을 성장시킬 수 있는 수준의 글로벌 광고회사가 아니면 매각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최고경영진의 판단이고, 이 때문에 매각이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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