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 루 "리커창 부총리" 실수에 리 총리 "대화 열심히 한 듯"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지난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끝으로 이틀간 이어진 제8차 미·중전략경제대화가 막을 내렸다. 기자회견에서 양국 대표는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의 엄격한 집행과 함께 양자투자협정(BIT) 타결에 진전을 보았으며, 중국이 미국에 2500억 위안(44조원)에 이르는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쿼터를 배정하기로 했다는 등의 성과를 강조했다.

양국 대표단은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와 잇달아 회견했다. 리 총리 회견장에서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리 총리 호칭을 “부총리(vice-premier)”라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기사 이미지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左)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右)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리 총리는 당황하지 않고 “보아하니 지난 이틀간 루 장관이 왕양(汪洋) 부총리와 정말로 대화를 아주 잘, 무척 깊이 나눈 것 같다”며 “이같은 대화는 무척 필요하고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절묘한 답변이 순간 어색했던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이다.

기사 이미지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左)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右)

중국에서는 지난 3월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인터넷판이 시진핑 주석 호칭을 “중국 최고 지도자”가 아닌 “최후(最候) 지도자”로 잘못 표기해 기자 1명과 편집자 2명이 정직 처분을 받기도 했다. 미국은 번번히 호칭 실수를 범해 왔다.

지난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을 “마담 프라임미니스터(Madam Prime Minister·총리님)”라고 잘못 지칭했다가 곧바로 “마담 프레지던트(President)”로 수정했다.

2009년 7월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디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회견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 러시아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으로 잘못 불르기도 했다.

미국은 또 2006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는 백악관 행사에서 행사 진행자가 중국 국가가 연주될 때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이 아닌 대만을 지칭하는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라고 소개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