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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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애리 플라이셔(42)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4일(현지시간) 마지막 브리핑을 하고 공직을 떠났다.

기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브리핑룸에 들어선 플라이셔는 평소와 다름없이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방어'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이날 가장 큰 화제는 이라크전 개전 명분의 하나를 누가 조작했느냐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지난 1월 부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이라크가 우라늄을 사들였다는 정보가 있다"고 한 말이 최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내용이 연설문에 포함된 경위를 둘러싸고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언론이 중앙정보국(CIA)이 불확실하다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이 내용을 연설문에 끼워 넣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플라이셔 대변인은 "허튼 소리(a bunch of all)"라는 강한 표현까지 사용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는 브리핑을 끝내며 "2백25년의 미국 역사에는 혼란스러운 시기도 있었으나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물어보는 언론과 이에 대답하는 정부가 있어 강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었다.

이는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라고 기자단에 덕담을 던졌다. 브리핑을 마친 후에는 손수 케이크를 잘라 2년간 자신과 공방을 치른 기자들에게 나눠주며 석별의 인사를 나눴다.

그는 15일 명사들의 연설을 대행하는 '워싱턴 스피커스 뷰로'에 가입해 새 인생을 시작했다. 앞으로 기업가들에게 언론을 상대하는 방법을 지도하는 '애리 플라이셔 커뮤니케이션스'라는 회사를 차릴 계획이다.

[워싱턴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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