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새벽』극작가 돌연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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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KBS 제1TV의 간판급 드라머가 방향감각을 잃은채 헤매고있다.
1년예정의 일일극 『고향』이 방영 5개월만인 오는 20일에 조기종영되는데 이어 대하역사드라머 『새벽』의 극작가와 연출가가 전격 교체된다.
『새벽』은 8일밤에 방영되는 47회까지만 현재의 김교식(극본)·이진욱(연출)팀이 이끌고 14일밤 48회부터 극본은 오재천씨가, 연출은 홍성룡씨가 맡는다.
드라머가 내용과 제작상의 문제로 조기종영되는 사례는 몇 번 있었지만 방영중인 드라머의 극작가와 연출가가 한꺼번에 바뀌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KBS는 『고향』으로 일일극 최단명기록을 세운데 이어 드라머 방영중 극작가·연출가 교체라는 또 다른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새벽』은 광복이후 최근세사를 다룬 대하정치드라머. 3년 방영을 계획한 KBS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광복20년』(TBC라디오)의 작가 김교식씨에게 우선 80회분의 극본을 계약했다. 그러나 이번에 방영47회만에 갑자기 극작가가 바뀌게 된 것.
이에 대해 KBS는『조선정판사사건을 계기로 드라머내용이 크게 바뀜에 따라 분위기 쇄신을 위해 바꾼것』이라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작가 김교식씨는 『미공개 자료까지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정치드라머를 고집했는데, 여러가지 주변환경이 아직은 작가가 정치드라머를 소신껏 밀고 나가기 어려운 상황같다』고 말했다.
작가와 연출가가 한꺼번에 바뀌는『새벽』은 14일부터 종전의 정치중심에서 사건중심으로, 정사에서 야사쪽으로 극의 흐름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새로 극본을 맡은 과거『특별수사본부』(동아방송)의 작가 오재천씨는 『조선정판사사건을 계기로 공산당이 지하로 숨기 때문에 사상문제는 더이상 다루지 않겠다』며『해방정국의 어지러운 정치상황의 권모술수보다는 당시와 사건과 시대를 주도하던 인물들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재조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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