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공동연구팀, 1900광년 떨어진 별의 마지막 진화 단계 영상에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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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형별 WX Psc 주변에서 발생하는 v=1(청색)과 v=2(적색) 메이저선을 담은 KaVA 관측 영상. 두 메이저선이 비슷한 공간분포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메이저선이 물리적으로 강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한국과 일본 공동연구팀이 별의 마지막 진화 단계를 담는데 성공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한-일 공동 우주전파관측망 ‘KaVA’를 이용해 만기형별 WX Psc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산화규소 분자가 내는 메이저의 고정밀 영상관측에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만기형별(late-type star)은 별의 마지막 진화단계를 말한다. 만기형별 주변에선 외피층이 발달하고 이곳에서 형성된 일산화규소, 물, 수산화기 분자들로부터 강한 전파인 메이저(MASER, microwave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선을 방출한다.

관측에 성공한 만기형별 WX Psc는 지구에서 1900광년 떨어진 물고기 자리에 위치한 별로 일산화규소, 물, 수산화기 세 분자의 메이저선을 함께 내는 대표 천체다. 과학자들은 메이저를 관측하면 별 주변의 물리적 환경과 물질 방출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한-일 공동연구팀은 이번 발견으로 별의 마지막 진화 과정을 밝히는데 한걸음 다가가게 됐다. WX Psc 중심별 주위에서 발생하는 두 개의 일산화규소 메이저선이 중첩된 사실을 확인했다. 두 일산화규소 메이저가 물리적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기존 학설을 명확히 검증한 것이다.

이번 관측에 활용된 KaVA(KVN and VERA Array)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er) 관측망이다. 조세형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 결과로 한국과 일본 공동 우주전파관측망의 세계적 성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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