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큰 ETN…1년 반 만에 101종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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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상장지수채권(ETN) 시장이 개설 1년 반 만에 종목 수 100개를 넘어선다. 한국거래소는 26일 한국투자증권의 ‘트루 레버리지 ETN’등 5개 종목과 미래에셋증권의 ‘미국 대형주 ETN’등 4개 종목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렇게 되면 ETN 종목 수는 101개로 늘어난다. 2014년 11월 ETN 시장 개장 당시 종목수는 10개에 불과했다.

시총 2조5600억, 5배 넘게 불어
수익률 요동…투자 시점 잘 살펴야

ETN의 빠른 성장은 다른 수치로도 나타난다. 출범 당시 4700억원 수준이던 시가 총액은 최근 2조 5600억원으로 불어났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2억원에서 339억원으로 늘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던 시중 자금이 ETN 시장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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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은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합친 상품이다. 특정 종목 주식이나 원자재 가격을 펀드처럼 묶어 판매한다. 원자재, 금리, 주가 등 다양한 기초자산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올린다. 그러면서도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수수료도 0.2~1.0%로 일반 펀드보다 낮다. 소액으로 펀드와 같은 분산투자를 할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지만 자산운용사가 만드는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자사의 신용으로 발행한다. ETF는 운용사의 능력에 따라 기초자산 가격과 실제 수익률 간에 1~2% 정도 오차가 있다. 이와 달리 ETN은 기초자산 가격만큼만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고 실제 그 종목을 운용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기초자산 가격과 수익률이 거의 같다. 최소 5개 종목만 묶으면 상품 발행이 가능해 ETF(10개)보다 훨씬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기초자산의 가격변화에 수익률이 쉽게 출렁이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가격이 급락하면 손실이 크게 불어날 수 있다. ETF와 달리 발행한 회사가 망하면 원금을 보장받을 수도 없다. 조병인 한국거래소 ETN 시장팀장은 “ETN은 주가나 원자재 가격의 변화가 곧바로 손익에 반영되므로 투자 시점을 잘 살펴야 한다”며 “최대 손실과 이익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손익제한형 ETN’도 곧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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