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객, 두 김씨 화합 당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4일 국회장에 참석, 분향을 마친 김대중·김영삼씨는 김동영신민당총무의 제의와 안내를 받아 국회의사당 건물의 정문 의원통로를 거쳐 신민당총무실과 총재실을 방문, 20여분간 체재.
두 김씨가 신민당의원들과 조문객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의사당 정문을 들어설 때 아무도 저지하지 않았는데 두 사람은 약간 상기된 표정. 총무실에 들어선 김대중씨는 『우리가 모인김에 임시국회 대책이나 논의할까』라고 가벼운 농담을 해 주위에서 웃음.
김영삼씨는 『79년 10월4일 이곳에서 의원직을 제명당한 후 처음 들어왔다』고 했고, 김대중씨는 『8대때 의사당 기공식에 참석한 후 처음』이라고 했다.
이때 뒤쫓아온 수십명의 조문객 중 30대후반의 한 시민이 두 김씨를 향해 『두분이 서로 화합하기를 바랍니다』라고 울먹이며 말을 꺼내 숙연한 분위기. 이 조문객은 『4·19직후 장면씨와 윤보선씨의 민주당 신·구파가 싸우다가 이나라 민주주의가…』라고 목이 메여 잠시 말을 멈췄다가 『두분이 나라와 민족을 먼저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당부.
이에 대해 두김씨는 조용히 경청.
이때 이민우총재측근이 찾아와 총재실로 자리를 옮길 것을 권했고 두 김씨는 이총재의 영접을 받으며 총재실에 들어섰는데 조문객들이 총재실까지 들어오려고해 잠시 소란.
김영삼씨는 『총재실이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어졌어요』라고 물었고, 이총재는 『그전에 유정회가 쓰던 방이어서 기분이 조금 나쁘지만…』라고 대꾸해 웃음.
동행했던 김상현씨는 『장외인사들이 장내로 들어오셨으니 두분이 완전히 장내정치인이 되였군요』라고 농담.
이총재가 총재실로 들어오려고 아우성치는 조문객들의 소리가 들리자 『두분이 오면 사람이 이렇게 몰리니 큰일』이라고 진반농반.
최형우민추간사장이 『장내에 들어왔으니 김대중의장은 가입해야할 것』이라며 『저쪽(민정당)에서 장내에 들어오면 잡아넣는다고 했는데 』라고해 웃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