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대표 살해 혐의 전무, 손목 물어 자해 시도

중앙일보

입력

자신이 근무하던 건설회사의 대표를 살해한 혐의로 18일 체포된 조모(43ㆍ전무)씨가 유치장에서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오전 6시20분쯤 수성경찰서 내 유치장에서 갑자기 오른쪽 손목을 입으로 물었다. 손목에 피가 났지만 다행히 경찰관이 곧바로 발견해 가벼운 상처만 났다. 경찰은 "병원 치료를 받았고 현재 경찰서에서 정상적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조씨는 여전히 시신의 위치, 범행 과정 등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오후 1시쯤 회사 대표 김모(46)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지인 2명과 골프를 친 뒤 경북 경산시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셨다. 이후 대리운전을 해 자신의 집 앞에 도착했고 대리운전기사를 보낸 뒤 김씨를 승용차에 태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8일 오후 6시10분쯤 조씨를 검거했다. 조씨가 당일 자신의 승용차로 김씨를 집 앞에 내려주었다고 진술했지만 주변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경찰은 조씨의 행적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씨가 실종된 다음날인 9일 조씨가 자신의 승용차로 산골지역인 경북 청송군 일대를 운행했고 인근 지역인 영천시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원에게 삽을 빌린 사실도 확인했다. 당일 오후 10시쯤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조씨가 한 대부업체와 연락한 사실을 포착해 금전 관계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메모리 카드를 바꾼 시점으로 볼 때 당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암매장 가능성이 있는 청송과 영천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와 정황으로 볼 때 조씨가 범행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와 지갑이 회사에서 발견됐고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도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씨는 대구에서 중소건설업체를 운영했으며 조씨는 5년여 전부터 김씨와 함께 일해왔다.

대구=홍권삼ㆍ김윤호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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