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입김에…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제도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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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유네스코가 일본 정부의 요구에 부응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제도를 개선 중이라고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하세 히로시(馳浩) 일본 문부과학상은 14일 일본 오카야마(岡山)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회담을 가진 뒤 이같이 밝혔다.

중국 난징대학살 자료 등재되자
일본, 분담금 무기로 계속 압박

하세는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보코바 사무총장이 회원국들의 합의를 얻어 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며 “세계기록유산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세는 개선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향후 진행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만 강조했다.

일본이 세계기록유산 등재 제도에 문제 제기를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10월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자 일본측은 유네스코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세계기록유산 선정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일본의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정지를 거론하기도 했다. 일본의 유네스코 분담금은 2014년 기준 약 37억 엔(약 399억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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