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덕제지 전재준회장 300억 땅 市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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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공장에서 나오는 먼지와 진동 때문에 고생하신 안양 시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제 공장을 닫으면서 시민 여러분께 이 땅을 드립니다."

11일 오전 안양시청을 방문한 삼덕제지 전재준(全在俊.80.사진)회장의 목소리는 밝았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에 있는 자신의 회사 부지 4천3백64평(시가 3백억원 상당)을 시에 기증하는 자리였다.

이 부지는 안양 구도심 중심지에 있는 일반주거지역으로, 아파트나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면 수백억원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금싸라기 땅이다.

全회장은 이날 신중대(愼重大)안양시장에게 "1961년 처음 이곳에 왔을 땐 주변이 한적했는데 그동안 사람들이 모여들며 덩달아 땅값도 올라갔다"며 "내가 땀흘려 번 돈도 아니고 그동안 시민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 가족들과 상의해 흔쾌히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개성 출신인 全회장은 그동안 안양뿐 아니라 함안.천안.평택에서 제지공장(삼덕제지.삼정펄프)을 운영해 왔다. 현 공장을 경남 함안으로 옮길 예정인 全회장은 공장을 이전하면서 함께 이사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퇴직금은 물론 근무연수에 따라 최고 2천5백만원까지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愼시장은 "全회장의 뜻을 기려 이곳을 지역주민들이 모두 와서 쉴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삼덕공원'으로 명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양=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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