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마당」의 문제점…Y논단 | "대학로가 「놀이판」이 돼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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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모처럼 마련된 서울동숭동대학로의 풍류마당이 오물과 악취가 진동하는 난장판이 될바에야 차라리 없애는게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있는 가운데 서울YMCA는 20일 특별시민 논단을 열고 이문제를 논의했다.
『우리 시민들은 풍류마당같은 문화공간을 어떻게 이용해야되는지 훈련받을 기회가 없었고 쓰레기통이나 화장실같은 기본시설조차 만들어주지않았으니 오물악취가 진동하는 북새통이 된것도 매우 당연하다』는게 서울신문 이중한논설위원의 말. 『주변의 기존시설과 분위기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공간이 아니라 장차 발생할 문제에 대한 대책을 인근 주민들과 미리 논의하지도 않고 기본적 운영방향조차 일반에게 제대로 알리지않은채 풍류마당으로 정해버렸으니 순서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회가 바쁘고 복잡해질수록 쉬면서 즐길수 있는 문화공간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므로 『풍류마당같은 우리에게 걸맞지 않는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면 안된다』고강조.
문화공간에는 조용히 즐길곳과 떠들썩하게 즐길만한곳이 따로있는만큼 풍류마당은 동숭동일대의 전시장·연극공연장·문예회관등의 기존시설을 배려한 이용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선진국에는 주어진 문화공간을 「적절한 대상을 위한 적절한 규모의 적절한 프로그램」으로 이용하도록 구상하는 애니메이터(Animator‥문화촉매자)가 있어서 문화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토록한다면서 『풍류마당의 경우는 각종 문화행사나 공연을위한 포스터와 안내문을 자유로이 불이고 주최측은 공연내용을 짤막하게 소개하면서 입장권을 파는등 온갖 문화정보의 교류장소로 이용함직하다』고.
그밖에 서울시민 1인당 공원면적은 약 2평방m인데 비해 뉴욕과 LA는20평방m,베를린은 22평방m에 이른다면서 주거지역의 학교에 청소비나 기물파손에 대한 보상비를 지급하고 주민들이 이용할수있게끔 개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이종인기획실장은 『문화공간이란일부 세대끼리 독점해서는 안되며 남녀노소가 서로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나름대로 즐길수있어야한다』고 강조. 정부는 문화공간을 적극 늘리고 예술인과 시민들은 문화공간의 바람직한 활용방안을모색해야 한다면서 『프랑스의 몽마르트나 퐁피두광장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문화공간이 아닌만큼 보다 치밀하고 사려깊은 준비가 있어야만 난장판같은 소동을 막을수 있다』고 밝혔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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